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소설의 힘은 단순히 모험담을 넘어서, 인물 묘사를 통해 당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특히 팝 핀과 짐이라는 두 인물의 극명한 대조는 부성, 인종, 그리고 도덕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팝 핀의 타락: 절대악의 상징인가, 사회의 피해자인가
팝 핀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가장 가련하고 비열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길고 헝클어지고 기름진" 머리카락과 누더기 옷을 입고 나타나는 그의 모습은 허크의 초기 삶의 가난을 상기시키며, 미국 노예 제도와 편견이 지배했던 무지와 잔혹함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팝은 종교와 교육 모두를 의심하고, 허크가 왓슨 선생님과 더글러스 부인의 세상에서 읽고 살아가는 능력에 위협을 느끼거나 분개합니다.
팝의 행동은 일관되게 사기꾼의 수법을 드러냅니다. 그는 새로 부임한 판사에게 자신이 개과천선했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으며", 신에게 삶을 바쳤다고 설득합니다. 그러나 단 하룻밤 만에 팝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만취"하여 팔이 부러지고 원한에 가득 찬 채 판사의 집 앞에 쓰러집니다. 판사가 팝을 엽총으로 쏴서라도 개과천선시킬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암시하는 섬뜩한 복선입니다.
아버지의 학대적인 감시 아래 허크는 끊임없는 구타와 방치에 시달립니다. 팝의 술 취한 폭언 속에는 "정부"를 저주하고 "흑인"에게 투표권을 주는 나라를 비난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인종차별적 망상 이면에는 허크가 실제로 끊임없이 구타당하고 며칠씩 오두막에 갇혀 방치되었다는 현실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평에서 지적되듯이, 팝을 절대적 타락의 화신으로만 고정하는 것은 인물의 복합성을 일부 희생합니다. 팝의 과거와 좌절, 그가 세상을 향해 품고 있는 분노의 구체적 맥락은 거의 탐구되지 않습니다. 트웨인이 의도했을지도 모를 미국 하층 남성의 붕괴한 시민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팝을 단순히 악의 상징으로 환원함으로써 다소 평면적으로 남게 됩니다. 팝을 사회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되면, 독자는 팝을 이해하기보다 배제하게 되고, 그는 도덕 교훈을 위한 장치로만 기능하게 됩니다.
짐의 부성: 보호와 침묵으로 구현되는 대안적 아버지상
짐의 겸손하면서도 승리감 넘치는 여정은 영웅적 인물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미국 역사에서 대부분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바보나 "톰 아저씨"의 하인으로 묘사되던 시대에, 짐은 충성심, 신념, 사랑, 연민, 강인함, 지혜 등 역동적인 영웅이 갖춰야 할 모든 자질을 구현합니다. 그는 두 어린 소년을 위해 자신의 자유와 목숨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으로 전형적인 자비로운 인물이 됩니다.
9장에서 허크와 짐이 떠다니는 집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여러 물건들 사이에서 시체를 발견합니다. 짐은 시체를 살펴본 후 허크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얼굴은 보지 마. 너무 끔찍해."라고 말합니다. 짐의 이러한 행동은 마치 보호하려는 부모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그 상징성은 소설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드러납니다.
마지막 장에서 짐은 집 안에 있던 시체가 바로 팝이었다고 설명하고, 허크는 팝이 다시는 자신을 괴롭히거나 학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독자들은 짐의 이전 행동을 공감과 배려를 보여주는 인물의 행동으로 이해하게 되며, 이러한 의미에서 짐은 아버지 같은 존재로 여겨집니다.
폭력과 위협으로 아이를 소유하려는 팝과 달리, 짐은 보호와 침묵을 통해 허크를 지켜냅니다. 특히 떠다니는 집의 시체 장면에서 짐이 허크에게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한 선택은, 이야기 말미에 가서야 온전히 의미를 획득하며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이때 짐은 단순한 동행자나 도덕적 조력자가 아니라, 허크에게 '공포 없는 어른'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준 인물이 됩니다. 짐을 롤모델로 삼은 허크는 짐이 지닌 훌륭하고 가치 있는 자질들을 "물려받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나중에 짐을 자유롭게 해 주기로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문학적 대비: 인물 묘사가 만들어내는 도덕적 선택의 서사
허구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창조하는 것은 소설의 주제만큼이나 이야기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마크 트웨인에게 있어 가장 큰 과제는 허구의 인물들에게 현실적인 특징과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그의 등장인물들은 독자들이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처럼 믿음직스럽고 친숙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트웨인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자주 활용하여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들을 창조해 냈습니다.
학대적인 부모 역할을 하는 팝의 모습은 불편하지만,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모습은 영웅적이고 자애로운 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팝의 손아귀에서 허크의 삶은 팝의 주먹과 인종차별이 만연한 곳, 온몸에 멍이 든 채 팝이 사회 전체에 품고 있는 독기에 시달리는 곳입니다. 반면 짐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허크는 진정한 보호와 배려가 무엇인지를 경험합니다.
이러한 인물 대비 덕분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성장소설을 넘어, 혈연이 아닌 윤리와 돌봄을 통해 형성되는 가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확장됩니다. 허크가 짐을 자유롭게 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도덕적 각성일 뿐 아니라, 어떤 어른을 닮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허크는 주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대하며 끊임없이 양심의 가책과 싸우는 모습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인물 연구 대상입니다.
트웨인의 천재성은 팝과 짐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부성의 두 극단을 제시하고, 그 사이에서 허크가 스스로의 윤리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니라, 사회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개인이 어떻게 그러한 영향을 넘어설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인물 묘사는 문학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팝을 절대적 타락으로만 고정하는 단순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짐을 대안적 아버지로 구축한 인물 대비의 힘은 이 작품을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어떤 어른을 닮을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
[출처]
Critical Essays: Characterization - Pap versus Jim / CliffsNotes: https://www.cliffsnotes.com/literature/a/the-adventures-of-huckleberry-finn/critical-essays/characterization-8212-pap-versus-j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