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혁명을 촉발한 올드 메이저는 뛰어난 수사력으로 동물들의 반란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상주의적 세계관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존재했습니다. 인간만이 악의 근원이라는 그의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는 결국 더 끔찍한 독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반복되는 권력의 타락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구조적 장치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동물농장 올드 메이저의 수사학과 맹점
올드 메이저는 현명하고 설득력 있는 돼지로서 다른 동물들이 자신의 분노에 동참하도록 이끄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가 자신의 기묘한 꿈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누고 싶다고 발표하자, 모든 동물들은 기꺼이 동의하며 그처럼 중요한, 즉 메이저라는 이름에 걸맞은 인물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간의 폭정에 대한 그의 연설은 인간이 동물들에게 저지른 잘못들을 체계적으로 열거하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인간의 모든 죄악을 나열하며 올드 메이저는 다른 동물들을 자극하여 반란을 계획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동물들을 이끌고 "영국의 짐승들"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 또한 그의 수사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입니다. 그가 동물들에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상을 노래하는 이 노래를 가르쳐주자, 동물들은 연달아 다섯 번이나 불렀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동이 아니라 집단적 정서를 하나로 모으는 강력한 정치적 수사였습니다.
그러나 올드 메이저의 사고방식의 결함은 모든 동물의 고통을 인간 탓으로만 돌린다는 점입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을 제거하면 굶주림과 과로의 근본 원인이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올드 메이저는 인간은 오직 해악만을 행할 수 있고 동물은 오직 선한 일만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모든 생명체에 내재된 권력욕을 무시하는 이러한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은 결국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할 뿐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올드 메이저는 동물들에게 "인간과 싸울 때, 우리는 인간을 닮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라고 경고했지만, 나폴레옹과 다른 돼지들은 이 경고를 무시하고 소설 말미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인간 주인들을 닮아가 버렸습니다.
권력욕을 제어하는 제도적 장치들
올드 메이저가 간과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권력을 가진 자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타락의 가능성이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지식의 평등이 권력의 평등을 보장합니다. 모든 동물은 매일 1시간씩 글쓰기와 읽기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규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강력합니다. 돼지들이 정보를 독점하고 계명을 몰래 수정하지 못하도록 모든 동물이 직접 법을 읽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은 지배당하는 첫 번째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발언권은 종의 크기와 상관없어야 합니다. 농장의 모든 의사결정은 동물 평의회에서 결정하며 종별 대표, 즉 닭과 말과 양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돼지들끼리만 회의실에서 결정하는 구조를 없애야 합니다. 덩치가 작거나 힘이 약한 동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독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대표성이 중요한 이유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세 번째로 지도자는 영원할 수 없다는 임기제 원칙입니다. 농장의 관리자, 특히 돼지 등은 3개월마다 교체하며 연임할 수 없어야 합니다. 올드 메이저가 간과한 권력욕을 제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돼지라도 잠깐 맡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농장을 자기 것으로 만들 마음을 품기 어렵습니다. 권력의 임시성을 제도화함으로써 권력 자체에 대한 집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 비밀경찰과 개의 사적 이용을 금지해야 합니다. 농장의 수호견들은 특정 개인의 명령을 듣지 않고 오직 평의회의 다수결에 의해서만 움직여야 합니다. 나폴레옹이 개들을 이용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무력은 개인의 무기가 아니라 농장 전체의 방패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현대 국가에서 군대와 경찰이 특정 정치인의 사병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과 같습니다.
지식평등과 투명성이 만드는 진짜 민주주의
다섯 번째이자 가장 실질적인 장치는 숫자의 진실을 매일 공개하는 것입니다. 식량 생산량과 배분량은 매일 저녁 헛간 벽에 공개되어야 합니다. 식량이 부족하다는 거짓말로 동물들을 굶기며 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데이터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권력의 비대칭성을 만들어냅니다. 돼지들이 스퀼러를 통해 통계를 조작하고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거짓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동물들이 실제 숫자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규칙 중에서 독재를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첫 번째인 지식의 평등입니다. 교육받지 못한 동물들은 계명이 바뀌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그 결과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모순된 문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모든 동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면 돼지들의 권력 찬탈은 훨씬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식은 단순히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입니다.
또한 이 규칙들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합니다. 지식의 평등이 있어도 발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발언권이 있어도 임기제가 없으면 장기 집권자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력의 공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총칼 앞에 무너질 수 있으며, 투명성이 없다면 모든 감시 장치가 무력화됩니다. 결국 민주주의는 하나의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여러 제도들의 정교한 균형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올드 메이저는 마지막 메시지로 이렇게 말했어야 했습니다. "동무들, 인간을 쫓아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우리 안의 인간, 즉 권력욕을 쫓아내는 것이오. 내 노래만 부르지 말고 내 말이 틀렸을 때 나를 비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의 완성입니다. 한 명의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을 의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민의 탄생 말입니다.
결국 올드 메이저의 이상은 아름다웠지만 불완전했습니다. 그는 외부의 적만 보았고 내부에서 자랄 수 있는 새로운 독재자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억압자를 몰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분산시키며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올드 메이저의 꿈이 악몽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그의 메시지뿐 아니라 그의 한계까지도 배워야 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cliffsnotes.com/literature/a/animal-farm/character-analysis/old-maj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