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단순한 우화가 아닙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소련의 역사를 동물 캐릭터로 재현한 이 작품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메이저 영감부터 나폴레옹, 스노볼, 스킬러까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이 정교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동물농장 캐릭터 상징: 실존 인물과의 정확한 대응
동물농장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역사적 실존 인물을 상징합니다. 메이저 영감은 공산주의 사상의 기초를 세운 마르크스와 레닌의 혼합체로, 동물들에게 혁명의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입니다. 농장주 존스는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를 의미하며, 인간의 착취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동물들의 혁명 대상이 됩니다.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는 나폴레옹과 스노볼입니다.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상징하는데, 이 이름은 프랑스 대혁명의 아이콘이었으나 결국 황제로 등극한 역사적 나폴레옹을 연상시킵니다. 민중 해방을 외치던 혁명가가 독재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암시하는 작명입니다. 반면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상징합니다. 혁명에서 무력을 동원한 총책임자였던 트로츠키처럼, 스노볼도 초반 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결국 권력 투쟁에서 패배하여 추방당합니다.
선동가 역할을 하는 돼지 스퀼러는 프라우다 같은 어용 언론과 지식인을 상징합니다. 'Squealer'라는 이름은 '듣기 싫은 소리로 끽끽거린다'는 뜻으로, 그가 끊임없이 쏟아내는 선전과 역사 왜곡을 정확히 표현합니다. 스킬러는 나폴레옹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는 머리를 쓰는 노동자라서 우유가 필요하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이는 특권 계급이 자신들의 특권을 합리화하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양들의 존재도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우둔한 민중이 아니라, 독재 권력을 지지하는 맹목적인 추종 세력을 의미합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구호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토론 자체를 봉쇄하는 양들의 모습은, 민주적 대화가 불가능한 전체주의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조지 오웰이 직접 키우던 염소 이름을 딴 뮤리얼은 나이 든 회의주의자로 등장하며, 개들은 스탈린의 비밀경찰 NKVD를 상징합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시대의 역사적 배경
동물농장의 배경이 되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은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 중이었고, 국민들은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렸습니다. 왕정의 억압과 전쟁의 고통이 겹치면서 민중 봉기로 발전했고, 임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황제는 퇴위했습니다. 하지만 임시 정부가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자, 레닌 주도 하에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혁명 이후 레닌 밑에 두 명의 핵심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스탈린과 트로츠키입니다. 혁명에서 무력을 동원하는 총책임을 맡았던 트로츠키가 당연히 권력을 잡을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스탈린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소련은 1인 독재 체제로 나아갔고, 미소 냉전 시대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이 되었습니다. 조지 오웰은 이 복잡한 역사 전 과정을 농장이라는 축약된 공간 속에 응축시켜 소설로 재현했습니다.
스탈린 시대의 대숙청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학살 중 하나입니다. 1937년부터 1938년까지 비밀경찰 NKVD의 총책임자 니콜라이 예조프는 "한 사람의 스파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 명을 처형하더라도 괜찮다"는 원칙 아래 130만 명을 체포했고, 그중 68만 명 이상이 처형당했습니다. 나머지는 굴라그라 불리는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는데, 시베리아의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극한 환경에서 1,4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대기근은 제노사이드로 분류될 정도로 참혹했습니다. 스탈린이 얼마나 고의로 일으켰는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간 이견이 있지만, 사망자는 최소 68만 명에서 최대 200만 명에 달합니다. 굴라그와 대숙청,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모두 합치면 스탈린 치하에서 수백만에서 수천만 명이 희생되었으며, 그는 20세기 최악의 학살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됩니다.
현대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와 질문
동물농장이 단순히 100년 전 역사를 다룬 소설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 속에 담긴 권력의 작동 방식이 현대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우리는 스킬러의 선동을 구분할 수 있는가"입니다. 스킬러가 화려한 말솜씨로 진실을 왜곡하는 것처럼, 오늘날 소셜 미디어 시대에도 전문가들은 복잡한 수식어와 통계로 진실을 감춥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우리는 권력자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양들인지, 아니면 그 이면을 파헤치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인간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당신이 휘두르는 증오는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입니다.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적으로 만들어 권력을 강화한 것처럼, 현대의 알고리즘도 우리에게 끊임없이 공공의 적을 만들어 줍니다. 양들이 외치는 기계적인 구호는 오늘날 댓글 창의 집단적 비난과 닮아 있습니다. 누군가를 증오함으로써 우리가 얻는 것이 정의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설계한 통제인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우리는 안락함이라는 이름의 돼지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입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의 침대에 누워 술을 마시는 돼지들의 모습은 충격적입니다. 그들은 "인간을 닮지 말자"라고 맹세했지만, 권력과 편안함을 손에 쥐자 가장 먼저 자신들이 증오했던 존재가 되었습니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우리도, 작은 기득권을 잡았을 때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는 돼지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합니다.
동물농장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농장의 주인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배부른 노예가 되고 싶은가?" 기록을 조작하고 언어를 통제하는 빅브라더는 먼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비판적 사고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이미 나폴레옹의 농장에 갇힌 동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고 쓴 언어는 자유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권력을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역사를 풍자한 작품이지만, 그 핵심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비판적 사고를 잃지 않고, 권력의 언어를 경계하며, 안락함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가 돼지가 아닌 인간으로 남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출처]
〈동물농장〉 속 등장인물은 전부 실존 인물? 캐릭터의 이름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흥미로운 상징! / 책 읽어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_nOGFdoZ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