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룸은 톨킨의 호빗에서 가장 복잡한 심리를 지닌 캐릭터입니다. 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고독, 언어적 왜곡, 그리고 반지에 의한 타락이 만들어낸 비극적 존재입니다. 이 글에서는 골룸의 고립된 삶과 사악한 본성의 관계, 그의 독특한 언어 체계가 드러내는 분열된 자아, 그리고 수수께끼 장면에서 보여주는 지적 긴장감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고립과 사악함: 단순한 인과관계를 넘어서
골룸의 고독한 삶은 그의 사악한 본성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캐릭터들, 심지어 사악한 고블린과 늑대들조차도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하지만 골룸은 철저히 홀로 존재하며, 5장에서 빌보와 함께 있을 때처럼 드물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조차도 혼잣말만 합니다. 이러한 고립은 표면적으로 그의 악한 성격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골룸을 '고립 = 사악함'으로 직결시키는 도식은 명확한 한계를 지닙니다. 골룸의 고립은 타고난 악의 결과라기보다 투명 반지에 의해 점진적으로 파괴된 결과입니다. 그는 원래 공동체에 속했던 존재였으나, 반지의 소유로 인해 언어, 정체성, 자기 인식이 붕괴되며 강제적 단절을 경험했습니다. 이는 성격이 고독을 만든 것이 아니라, 타락의 과정이 고독을 필연적으로 동반했음을 의미합니다. 스마우그처럼 그의 고독한 삶은 사악함의 증상이지만, 동시에 상실과 강제된 단절의 과정 그 자체입니다. 골룸을 단순히 "타락한 괴물"로 고정하는 해석은 그가 겪은 비극적 변화의 서사를 충분히 문제화하지 못하며, 반지라는 외부 요인이 한 존재를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놓치게 됩니다.
언어적 분열: 병리를 넘어선 자아의 상징
골룸은 다른 사람에게 3인칭으로 말하며, "너"라는 말을 할 수 없는 듯하고, 왜곡된 자기애에서 비롯된 듯 자신을 "나의 소중한 것"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언어적 기이함은 단순한 정신 병리의 표현으로 해석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골룸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서사적 장치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골룸의 3인칭 화법과 혼잣말, 그리고 "나의 소중한 것"이라는 자기 호칭을 병리 화하는 해석은 위험합니다. 이러한 언어 현상은 병리적 특성에만 귀속될 수 없으며, 실제로는 분열된 자아의 흔적이자 반지와의 공생 관계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치입니다. 골룸은 '나'와 '나의 소중한 것', 나아가 '스미골'과 '골룸' 사이에서 끊임없이 분열합니다. 그의 언어는 단일한 정체성의 붕괴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반지가 그의 내면을 어떻게 분할하고 재구성했는지를 드러냅니다. 언어를 단순히 성격 설명의 증거로만 사용하면, 톨킨이 의도한 언어적 서사의 깊이를 충분히 탐색할 수 없습니다. 골룸의 말투는 그가 더 이상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여러 목소리가 경쟁하는 전장임을 보여주는 문학적 장치입니다. 이는 반지의 힘이 소유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가장 극적으로 형상화한 예시이며, 단순한 광기가 아닌 존재론적 분열의 표현입니다.
지적 긴장: 악역을 넘어선 대화 가능한 존재
골룸은 빌보와 수수께끼를 주고받을 때처럼 영리하지만, 그의 영리함은 단지 희생자들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는 투명 반지의 소유자이며, 빌보가 그 반지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살의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호빗 속 골룸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을 지나치게 단순화합니다.
골룸의 영리함을 도구적 악으로만 축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수수께끼 장면에서 골룸은 단순한 포식자가 아니라 대화 가능한 존재, 규칙과 언어를 공유하는 상대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빌보와 동등한 지적 게임을 벌이며, 이 순간 독자는 그를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간성과 잔존 이성의 흔적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골룸은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와 배신하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이는 그가 완전히 사악함에 함몰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지능은 단지 생존 전략이 아니라, 그가 여전히 사고하고 판단하며 도덕적 딜레마를 경험할 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합니다. 골룸을 기능적 악역으로만 정리하면, 악과 인간성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서사적 긴장을 놓치게 됩니다. 그는 완전한 괴물도, 완전한 희생자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서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존재입니다.
골룸은 단순히 외로워서 타락한 존재가 아니라, 타락했기 때문에 외로워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며, 그 과정에서 인간성과 악이 동시에 남아 있는 가장 불편한 증거입니다. 그의 고립, 언어적 분열, 그리고 지적 긴장은 모두 반지의 파괴적 영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인간성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골룸은 이야기 속 괴물이 아니라 도덕적 질문을 가장 집요하게 던지는 존재로 다시 읽혀야 합니다.
[출처]
Gollum Character Analysis: https://www.cliffsnotes.com/literature/h/the-hobbit/character-analysis/gollum